중국술입문서(1)-중국술의 세계와 전통술의 양대 산맥: 백주와 황주

중국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마오타이’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중국술의 거대한 세계에서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중국은 5천 년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주류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각 지역의 기후와 풍토, 식습관에 따라 전통술의 종류도 다양하게 발전해왔습니다.

중국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백주(白酒) – 수수를 주재료로 한 고도수 증류주로, 중국 술자리 문화의 중심에 있는 술입니다.
2. 황주(黃酒) –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전통 약주로, 도수가 낮고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 과실주와 기타 전통주 – 매실주, 약재주, 향주 등 다양하게 발전하였으며, 최근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현대적 스타일로도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중국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의 도구, 역사와 철학이 담긴 전통 문화, 그리고 현대화된 미식 문화와 결합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중국술의 대표적인 종류와 마시는 방법, 예절, 문화, 칵테일 활용법까지 한 편 한 편 자세히 다뤄보며 중국술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드릴 예정입니다.

 

 

백주 – 중국인의 소울 드링크

백주는 수수(고량)를 고온에서 발효, 증류하여 만드는 고도수 술입니다. 도수는 40도에서 60도까지 다양하며, 향에 따라 ‘장향형(酱香型)’, ‘농향형(浓香型)’, ‘청향형(清香型)’ 등으로 나뉩니다.

대표 브랜드로는:

• 마오타이(茅台酒): 중국 최고급 장향형 백주. 귀주성에서 생산되며 중국 국빈 연회에 자주 사용됩니다.
• 우량예(五粮液): 5가지 곡물을 혼합하여 만든 농향형 백주. 부드러우면서도 풍성한 향이 특징입니다.
• 루저우라오자오(泸州老窖): 가장 오래된 백주 브랜드 중 하나. 전통 깊은 농향형 백주입니다.
• 펀주(汾酒): 청향형 백주의 대표주자. 깔끔하고 드라이한 맛으로 입문자에게 적합합니다.
• 연태고량주(烟台高粱酒): 중국 북방 스타일의 백주로,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고,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향과 부드러움으로 인기 있습니다.
• 이과도주(二锅头酒): 베이징 지역에서 유래한 대중적인 백주로, 강한 향과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술입니다.

 

 

황주 – 따뜻하고 은은한 곡물 발효주의 진수

황주는 찹쌀이나 멥쌀, 밀 등을 발효시켜 만드는 저도수 술로, 도수는 보통 14~17도 사이입니다. 대표적인 황주로는 소흥주(绍兴酒)가 있으며, 주로 겨울철에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방식으로 즐겨집니다.

황주는 단맛, 신맛, 곡물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으며, 요리(특히 돼지고기 조림, 해산물 요리 등)에도 자주 사용됩니다.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로 인해 중장년층과 여성 소비자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결론

중국술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합니다. 백주는 강한 향과 높은 도수로 인해 '중국의 소울 드링크'로 불리며, 황주는 부드럽고 따뜻한 발효주의 매력을 선사합니다. 연태고량주처럼 한국인 입맛에 맞는 술부터, 이과도주 같은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백주까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술들이 존재합니다.

이제 막 중국술에 입문하신 분이라면, 우선 다양한 주종을 조금씩 체험해보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술은 단순히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담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중국술을 통해 중국의 미식과 사람, 그리고 정신까지도 조금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